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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거리 '나는 살아남는다. 그러므로 존재한다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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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곽원상
댓글 0건 조회 766회 작성일 21-02-13 19:0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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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은 글은 미국 Texas Christian University 에서 교수로 일하시는 강남순 교수의 글입니다.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? 


<"나는 살아남는다, 그러므로 존재한다"> 

살아감이란 무엇인가. 이것은 어쩌면 죽음에 이르기까지 배우고 씨름해야 할 질문일 것이다. 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던 데리다는 자신의 죽음이 임박한 것을 감지하던 2004년 8월 <르몽드> 지와 마지막 인터뷰를 한다. 데리다는 2004년 10월에 죽었다. 그 인터뷰가 책으로 나왔는데, 그 제목이 <드디어 살아가기를 배우기 (Learning to Live Finally)>다. 이 책은 나의 서재 책상, 내 곁에서 늘상 나와 함께 하고 있다.
"나는 살아남았다, 그러므로 존재한다."
(I survived therefore I am)
'존재한다'는 것은 그저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. 자신의 죽음을 의식하면서, 하루 하루 생명에너지를 창출해가면서 '살아남는 것(survive)'이다.
지독한 절망감을 넘어서서 살아남고,
짙은 무의미의 그림자를 넘어서서 살아남고,
칠흙같이 깜깜한 것 같은 터널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처절한 고립의 삶을 넘어서서 살아남고,
거짓과 가식의 삶이 줄 수 있는 안전한 삶으로의 유혹을 넘어서서 살아남는 것이다.
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결국 살아감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이다.
죽음에 대하여 미리 배울 수 없는 것 처럼,
살아감도 '미리' 배울 수 없다.
모든 이들이 오롯이 홀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것 처럼,
살아감 또한 오롯이 홀로 맞이하고, 하루 하루 새롭게 배우고, 살아남는 것일 뿐이다.
오늘 하루도, 모두들 살아남으시기 바란다.
절망의 그림자를 넘어서,
무의미와 외로움을 넘어서,
가식과 거짓의 삶에의 유혹을 넘어서,
이 살아감에 강렬한 "예스"를 보내며,
하루 하루 버티고,
부디 살아남으시기 바란다.
"나/우리는 살아남는다, 그러므로 존재한다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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